한국과 중국은 아시아 관광 시장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들입니다. 양국은 수년 전부터 관광 산업 발전을 위한 협회 간 교류를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민간 외교, 지역 경제 활성화, 문화 교류 등 다양한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의 여행사협회가 사용하는 교류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고 이는 각국의 제도, 산업 구조, 행정 시스템 등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본 글에서는 한중 양국 여행사협회의 교류 방식 중 행사 운영, 정부 및 민간 지원 구조, 정책 연계 측면에서의 차이점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한중 여행사협회 교류 방식의 차이점
한국과 중국의 여행사협회는 매년 다양한 형태의 교류 행사를 개최하고 있지만, 그 접근 방식과 목적, 구성은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의 경우 관광산업진흥회, 한국여행업 협회(KATA), 지역관광협회 등이 중심이 되어 행사를 기획합니다. 주로 B2B 비즈니스 상담회, 관광박람회,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상담회 등 실질적인 계약 체결과 네트워킹에 초점을 맞춥니다. 행사 규모는 중소 규모가 많은 편이며, 참여 대상도 실무 중심의 기업 관계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지역관광상품을 홍보하거나 지방 소규모 여행사와 해외 에이전시를 연결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반면 중국은 중국관광협회(CTA), 중국국가관광국(현 중국문화여유부) 산하의 관광 관련 조직들이 대규모 행사를 주도하며, 국가 단위의 국제 관광 엑스포, 문화관광 포럼, 한중일 공동 회의 등에서 국가 브랜드를 강조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중국은 중앙정부 주도의 통합 행사 운영을 통해 지역별 관광 홍보보다는 중국 전체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행사에 연예인, 유명 인플루언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초청하여 대중적인 관심을 끌고 있고 이는 한국의 실무 중심 행사와 대조됩니다. 행사의 운영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은 비교적 짧고 효율적인 일정으로 구성된 실무형 행사가 많은 반면, 중국은 수일에 걸친 문화 교류 행사, 관광 시연, 협약 체결 등의 대규모 종합 행사를 선호합니다. 이로 인해 중국의 행사는 의례적이고 상징적인 성격이 강한 반면, 한국은 실무 성과 중심의 성격이 두드러집니다. 이러한 차이는 결과적으로 양국 협회 간 교류의 방식과 접근 전략에 명확한 차이를 만들고 있고, 참여자들이 느끼는 실질적인 효과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행사를 중심으로 한 교류 방식의 차이점은 정책 연계 측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한국 중국의 문화적 특징과 관광산업의 구조가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 매우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정부 및 민간 지원 구조의 차이
한중 여행사협회 간 교류는 단순히 민간 차원의 활동이 아니라 정부와 긴밀히 연계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고 그 지원 구조 또한 상당히 다릅니다. 한국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등의 정부기관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제공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민간 주도의 자율적인 협회 운영이 강조됩니다. 특히 협회 회원사의 자발적인 활동, 회비 기반 운영, 공동 마케팅을 통한 실질적 이익 도출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여행업 협회(KATA)는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도 협회 내부 기금 및 회원사 협찬 등을 통해 독립적인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외국 협회와의 교류에서도 특정 정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이 아닌 자체 기획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민간 협회 간 신뢰 기반의 실무 협력과 맞닿아 있고 다양한 지역협회가 각기 다른 외국 기관과 직접 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유연성을 보장합니다. 반면 중국은 정부 중심의 조직 구조로 인해 대부분의 교류 활동이 상부기관의 정책 하달과 계획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중국 문화여유부가 제시하는 관광 전략에 따라 지역별 협회들이 실행 단위로 기능하며, 민간 여행사보다는 국유 기업 중심의 참여가 일반적입니다. 예산의 편성, 행사 주제 선정, 교류 지역 설정 등이 모두 상위 기관의 지침에 따라 결정되고 이는 중국 특유의 계획경제적 성격을 반영합니다. 또한 중국은 민관 협력의 형태보다 민간의 정부 종속성이 강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교류 내용에 있어서도 정치적 메시지나 국가 간 협력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경향이 큽니다. 한국이 실무 성과와 상호 호혜적 관계에 방점을 두는 반면, 중국은 체제의 특성상 전략적 외교 수단으로 협회 교류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양국이 같은 주제를 다루더라도 행사 내용이나 결과의 활용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중국의 경우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여행사라는 인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다소 까다롭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책 연계 및 협약 체결 방식의 차이점
한중 여행사협회 간 교류는 각국의 정책 방향과 어떻게 연계되는지에 따라 교류의 지속성과 성과가 결정됩니다. 한국의 경우 관광 정책 연계는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운영되고 협회들은 이에 따라 일정한 정책적 지침을 받지만, 개별 협회가 자율적으로 외국 기관과 MOU를 체결하거나 교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이 큽니다. 또한 정부의 중장기 관광전략과 연계된 사업에 참여할 경우에도 그 방식은 개별 협회의 역량과 기획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국은 최근 '디지털 관광전환', '지속가능 관광'과 같은 정책 키워드와 연결하여 한중 교류를 추진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협회 간 MOU 체결 시에도 ESG 가치 반영, 스마트관광 콘텐츠 공동개발 등의 항목이 포함되고 있습니다. 협약 체결 후에는 실무 워킹그룹 구성, 성과 평가 시스템 도입, 자율적 교류 운영 등 현실적인 이행 방안에 중점을 두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정책 연계 측면에서 강력한 국가 전략과의 일체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협약 체결 자체도 중앙정부가 직접 관여하거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 '아시아 관광 협력 확대' 같은 외교적 구호와 연계하여 협회 간 MOU를 진행하고, 이때 실질적인 성과보다는 상징성과 외교적 메시지 전달이 주요 목적이 됩니다. 따라서 협약 내용 역시 포괄적이고 선언적인 경우가 많고, 후속 실행에 대한 세부 계획이 미흡한 경우도 존재합니다. 또한 중국 협회는 대부분의 국제 협약을 행사 중 의례적인 절차로 체결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실무적 교류보다는 형식적 교류가 우선시 되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교류 초기 단계부터 실질적인 사업 목표와 추진 방식, ROI 등을 검토한 후 협약을 체결하는 실용적 접근 방식을 택하고 있어, 양국 간 협회 교류에서 정책 연계의 실효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 정책 연계 및 협약 체결 방식의 차이점에서 알 수 있듯이, 협회의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더욱 강조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관광 산업에서도 상호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하지만 양국의 여행사협회는 교류를 진행하는 방식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은 실무 중심의 행사, 민간 주도의 자율 운영, 정책 연계의 실용성에 집중하고 있으며, 중국은 정부 중심의 계획적 운영, 상징성 중심의 행사, 국가 전략과 연계된 교류를 선호합니다. 이러한 차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상호 보완적인 방향으로 교류 방식을 설계한다면 한중 관광 교류는 더욱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